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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대 교수들이 뽑은 대한 민국의 최고의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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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2
전국 의대 교수들이 뽑은 대한 민국의 최고의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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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사

고려대 안암병원 김영훈 원장(56)은 지난해 말 성형외과의 명의로 유명한 김우경 고려대의료원장(61)으로부터 병원장 직을 제안 받고 한동안 손을 내저었다. 전국에서 부정맥 환자가 몰려와서 가뜩이나 4, 5개월을 기다려야 첫 진료를 할 수 있는데 병원장이 되면 진료시간이 줄어 환자가 더 오래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김 원장은 또 올해 1월부터 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의 회장을 맡기로 돼 있었다. 의사 3000여명이 참가하는 학회를 개최하면서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부정맥 환자의 치료법을 보급하며 앰뷸런스 시스템과 급사 예방 체계를 보급하는 일까지 이끄는 바쁜 자리다.
전극도자절제술 2500여명… 세계적 성과
김 원장은 의료원장의 거듭된 간청에 원장에 취임해서 자신이 이끄는 ‘막강 부정맥 센터’의 후배 의사에게 맡기려 했더니, 환자들이 “김 원장에게 꼭 진료를 받아야겠다”며 들고 일어났다. 그는 결국 토요일에도 진료를 보는 방법으로 환자 적체를 해소하기로 했다.
김 원장은 1998년부터 2500여명의 심방세동 환자를 전극도자절제술로 치료하고 있는 부정맥 분야의 세계적 의사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심방이 힘껏 박동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빨리 뛰는 병으로 우리나라에서 80만~1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극도자절제술은 사타구니의 혈관으로 치료기구를 넣어 심장까지 보낸 뒤 정상적인 전기 흐름을 방해하는, 스파크가 튀는 부위를 지지는 시술법이다.
김 원장이 이 시술을 도입할 때 동료 의사들은 “왜 무리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처음에는 재발률이 70%에 이르렀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부적절한 치료라며 치료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시술법을 갈고 닦았고 발병 2년 이하의 환자는 95%, 2~5년 환자는 85%, 5년 이상 만성 환자는 65~70%가 김 교수의 시술을 통해 급사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
700여명, 아예 급사공포에서 해방

부정맥 나타나면
지체 없이 검사를
자칫 ‘급살’ 불러
그는 자신에게 시술을 받은 심방세동 환자 가운데 상태가 좋으면 모든 약을 끊게 하고 있으며 병원에 올 필요 없이 안심하고 살도록 만들고 있다. 혹시 불안하면 동네 개원의사에게 심전도를 찍게 하고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 체크하고 있다. 700여 명의 환자에게 일종의 ‘무료 원격의료’를 실시하고 있는 것.
김 원장은 어릴 적부터 의사를 천직으로 알면서 자랐다. 의사가 꿈이었던 어머니는 목사인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꿈을 접어야 했지만 ‘백마’ 태몽을 꾸고 김 원장을 낳았다. 김 원장의 온가족은 ‘백마=흰 가운의 의사’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는 또 본과 3학년 때 응급실로 실습을 갔다가 인사불성의 부정맥 환자가 극적으로 낫는 모습을 보고 부정맥울 평생의 전공으로 삼았다. 마침 모교에는 우리나라 순환기내과의 토대를 닦은 고 서순규 교수와 고혈압, 심장병 분야의 명의 노영무 교수가 있어 심장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당시 부정맥 분야의 최고 대가로 꼽혔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성순 교수에게 1주일에 한 번 ‘개인과외’를 청해서 공부했다. 연세대와의 인연은 1991년 이렇게 시작해서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고려대 출신의 박희남 교수, 고대 안암병원에서는 연세대 출신의 심재민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미국 심장학회 등서 ‘젊은 연구자상’ 연속 수상
김 원장은 1993년부터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부정맥 환자를 돌보다가 9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의 시다스 사이나이 병원 부정맥연구소로 연수를 갔다. 그곳에서 밤새워 부정맥 연구에 매진,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심장학회와 미국심장협회의 ‘젊은 연구자상’을 연거푸 수상했다.
김 원장은 지금까지 140여 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SCI)에 발표하면서 부정맥 분야의 세계적 의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08년 심방세동이 재발하거나 심장근육이 지나치게 두꺼운 환자에게 심장내막뿐 아니라 심장 바깥쪽도 지져서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2011년에는 미국 휴스턴의 감리교병원 부정맥 팀과 함께 자기공명촬영(MRI)으로 심장의 상처조직을 확인한 뒤 혈관에 알코올을 주입해서 난치성 심방세동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난치 환자 위한 치료법 잇단 개발… 24시간 응급시스템 도입도
지난해 7월에는 국내 최초로 ‘24시간 응급 심장마비 부정맥 시술 시스템’을 도입했다. 부정맥 때문에 심장에 ‘전기폭풍(Electrical Storm)’이 불어 일반적인 전기 자극으로 되살아나지 않는 환자에게 인공심장을 설치해서 생명을 살리는 시스템이다.
김 원장은 1월 20일 병원장에 취임하면서 “고대 안암병원에 미국의 초일류 병원인 메이요 병원의 색깔을 입히겠다”고 선언했다. 병원 도약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아이디어를 얻느라고 각계의 인사를 만나고 있다. 그는 이 병원 부정맥센터를 세계적 병원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서도 밤낮없이 고민하고 있다.
김영훈 교수에게 묻다
-부정맥이란 무엇인가?
심장은 전기의 힘으로 움직인다. 심장 오른쪽에 있는 ‘동방결절’이 모터 역할을 해 전기를 만들면 심방이 오므렸다 펴지고 곧바로 심실이 좀 더 큰 운동으로 박동하면서 피를 돌린다. 심장의 박동은 맥박으로 나타나는데 맥박은 1분에 60∼100번, 하루 10만 번 뛴다. 이 심장 전기시스템의 이상으로 맥박이 1분에 100번 이상 또는 60번 이하로 뛰는 것이 부정맥(不整脈)이다. 많은 사람이 부정맥 이라고 하면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팔딱팔딱 뛰는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부정맥에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경우 또는 불규칙적인 것이 모두 포함된다. 부정맥은 생명을 한 순간에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일반인은 부정맥의 위험에 대해 모를 뿐 아니라 일부 개원 의사조차 부정맥 환자가 오면 대처 방법을 잘 몰라 진땀을 흘리곤 한다. 부정맥에는 다음 종류가 있다.
-부정맥은 왜 생기나?
부정맥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이유, 지나친 스트레스, 술, 담배, 카페인, 불충분한 수면 등이 전기시스템을 고장 낼 수 있으며 고혈압, 코골이, 알코올, 독감바이러스, 카페인 등의 이유로 심장근육에 문제가 생겨도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에게서 많이 생긴다. 과음 뒤 가슴이 뛰는데도 치료받지 않으면 나중에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긴다. 부정맥은 심장 과부하의 경고등으로 다른 병의 첫 증세가 부정맥으로 나타날 수 있다.
-부정맥의 종류는?
우선 조기박동이 있다. 기외수축(期外收縮)이라고도 부른다. 맥박이 규칙적으로 뛰다가 한 박자씩 쉬는 것으로 환자들은 ‘심장이 건너뛴다’ ‘벌렁거린다’고 표현한다. 심장판막증, 협심증 등 심장질환이 원인일 땐 즉시 치료받아야 하지만 나머지는 그냥 둬도 아무 탈이 없다.
빈맥은 맥박이 분당 100번 이상 뛰는 것. 심장이 힘껏 뛰지 못해 펌프 구실을 못하게 된다. 이 중 ‘심방빈맥’은 심방이 1분에 400∼500번 박동하고 심실이 100∼200번 뛰는 것이다. 심방의 동발결절 외의 딴 곳에서 전기신호를 만들기 때문이며 방치하면 심장혈관에 피떡이 생길 수 있고 중풍에 걸릴 확률이 4배 높아진다. 심방빈맥 중 심방세동은 한국인 전체의 1%에 생기는 흔하면서도 무서운 병이다. 65세 이상에서 3~5%, 80세 이상에서는 12%가 생기며 이 병이 있으면 뇌중풍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6배, 심장기능저하증은 2~3배가 높아진다. 심실이 더 많이 뛰는 심실빈맥은 심방빈맥보다 더 무섭다. ‘급살(急煞)을 맞는다’는 것이 바로 이 병이다.
서맥은 심장이 1분에 60회 이하로 뛰는 것을 말한다. 동방결절이 고장 나거나 전기가 지나는 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원인. 그대로 놔두면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심해지다가 졸도, 뇌진탕, 심장마비 등으로 숨질 수 있다.
-부정맥의 치료는?
심방세동 환자는 예전에는 아스피린이나 피떡을 막는 약물, 심장의 비정상적인 스파크를 억제하는 약물로 치유했지만 아스피린은 뇌졸중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피떡을 막는 와파린은 된장, 청국장, 채소, 자장면 등을 먹다가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한국인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아시아인에게는 와파린 복용자 중에 뇌출혈이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요즘에는 새 항혈전제, NOAC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어서 고가라는 한계가 있다. 많은 심방세동 환자는 전극도자절제술로 완치하고 있다. 심실빈맥 환자는 졸도, 실신, 식은땀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 등의 신호를 보이는데 분초를 다툰다. 이때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심장이 멎을 수 있다. 전기충격기로 심장을 소생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전기충격기가 듣지 않으면 체외 인공심장을 연결해서 부정맥 부위를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서맥은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심해져 졸도, 뇌진탕, 심장마비로 숨질 수 있으므로 심장박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기외수축 환자는 심장판막증, 협심증 등이 그 원인일 때에는 즉시 치료받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부정맥 희생을 줄이려면?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를 예방하려면 정기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40대 이상은 심장병이 의심되면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한다. 특히 집안 식구 중 갑자기 ‘화병’ 등으로 숨진 사람이 있거나 최근 기절, 순간적 흉통, 목 부위의 불쾌감,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 있었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운동 중에 숨이 차면서 가슴이 ‘쿵쿵쿵’ 뛰거나 통증이 오면 ‘운동부하 심전도검사’를 받는다. 가슴이 ‘덜커덕덜커덕’거리며 통증이 오면 하루 종일 심장 상태를 체크하는 ‘활동심전도검사’를 받는다. 심전도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지만 가족이 급사하고 자신은 가슴이 ‘덜커덕 덜커덕’거리는 증세가 지속되면 몇 개월 동안 인체에 검사 장치를 삽입해 추적하는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부정맥은 보통 증세가 사라지면 심전도를 찍어도 멀쩡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부정맥이 나타날 때 지체하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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